갑자기 찾아온 웨딩 결심, 그리고 내가 뛰어든 인천웨딩박람회 일정과 혜택 이야기

비 오는 수요일이었어요. 집 앞 카페에서 우유 거품을 잔뜩 올린 라테를 주문했는데, 퍽… 손이 미끄러져 반쯤 쏟았죠. 바닥에 번지는 커피 냄새를 맡으며, ‘아, 내 결혼 준비도 이렇게 엉망이면 어쩌지?’ 하는 불안이 밀려왔답니다. 그렇게 시작된 제 웨딩 여정, 그중에서도 인천웨딩박람회를 만난 건 우연 같으면서도, 운명 같았달까요.

사실 저는 계획형 인간이 아니거든요. 일정표를 봐도 ‘에이, 그때 가서 생각하지’ 하고 넘기는 편인데, 웨딩은 다르더라고요. 날짜도, 예산도, 식장도 살얼음처럼 예민했어요. 그래서 박람회 일정만큼은 노트 앱에 굵은 글씨로 적어뒀죠. 6월 둘째 주 주말, 10시 오픈. 그런데 그날 늦잠을 자 버린 건… 뭐, 제 전매특허 실수랄까요 😅

내가 느낀 장점·활용법·꿀팁

1. 한자리에서 ‘올인원’ 체험, 정신없지만 짜릿!

제일 좋았던 건, 드레스·스튜디오·예물 업체가 한 공간에 모여 있다는 거였어요. 처음엔 ‘사람도 많고 정신 사납겠지’ 했는데, 오히려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정보가 한 큐에 정리되더라고요. 귀찮아도 발품 대신 ‘박람회 품’ 한 번이면 끝! 다만, 저는 드레스 라인 고르다 보니 “이거 입어보실래요?” 소리에 얼결에 시스루까지 입어버렸는데, 허리끈 제대로 못 묶어 뒤트임이 좌르르—. 사진은 안 남겼지만, 부끄러움은 남았어요.

2. 시간·예산 줄이는 나만의 동선 설계법

꿀팁이라면, 박람회장 들어가기 전에 마음속 ‘우선순위 3가지’를 정해두세요. 저는 ①예식장 후보, ②스냅 사진, ③한복이었는데, 덕분에 다른 부스는 스쳐 보기만 했죠. 예산 상담할 때도 “총액 ○○만 원 이하!”를 미리 외쳐 두니까, 지나친 옵션 권유는 피할 수 있었어요. (물론 플래너님 눈에서 살짝 서운한 기류가 느껴졌지만…)

3. 한정 혜택, 진짜 ‘선착순’이더라

“선착순 30커플 할인!” 같은 말, 반은 마케팅일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아니었어요. 제가 12시쯤 계약하려다 망설이는 사이, 뒤에 있던 커플이 동시 계약해서 끝번호 슬쩍… 아, 놓쳤다 싶어 속상했죠. 그래서 얻은 교훈: 마음에 든다면 바로 잡아라. 머뭇거리다 혜택도 행복도 사라질 수 있으니까.

단점, 그러니까 솔직히 말해 불편했던 순간들

1. 인파 속 소음, 그리고 ‘나만 모르는’ 느낌

어깨를 두세 번은 부딪쳤을 거예요. 확성기에서 흘러나오는 이벤트 멘트와 여기저기 사은품 봉투 흔드는 소리… 한때 멍- 해졌어요. 스태프분들이 ‘다 아는 용어’로 빠르게 설명하니, 초보인 저는 고개만 끄덕끄덕. 그래서 결국 메모 앱 대신 음성 녹음을 켜뒀답니다. 집에 와서 다시 듣고, ‘아, 이 말이 그 말이었구나’ 퍼즐 맞추듯 공부했죠.

2. 계약 압박감, 눈치게임의 기술

“오늘만 이 가격이에요!” 라는 멘트, 솔직히 부담되죠. 저는 하마터면 충동계약할 뻔했어요. 다행히 동행한 친구가 팔뚝을 꼬집어줘서 정신 차렸죠. (아직 자국이… 크흠) 그러니, 가능하다면 지인 한 명은 꼭 동행하세요. 제 경험상 귀가 두 개보다 네 개가 더 이성적입니다.

FAQ, 자주 묻지만 내 답은 조금 다를 수도?

Q. 일정 정보를 어디서 가장 확실히 확인했나요?

A. 박람회 공식 인스타그램과 문자 알림 둘 다 체크했어요. 인스타는 감성, 문자는 실시간 변경! 특히 우천으로 입장 동선이 바뀐 날, 문자 덕에 헤매지 않았답니다.

Q. 사은품, 진짜 쓸모 있나요?

A. 저는 여행용 파우치 세트를 받았는데, 아직도 신혼여행 가방 안에서 일 잘하고 있어요. 단, ‘추첨 100% 당첨’ 같은 건 기대치를 살짝 낮추는 편이 마음이 편했어요.

Q. 계약 안 하면 눈치 보일까 걱정돼요.

A. 솔직히, 조금은요. 하지만 “비교 후 연락드릴게요”라는 말은 마법의 주문이에요. 미소와 함께 그 한마디면 끝. 괜히 죄책감 느끼지 마세요. 다들 이해합니다.

Q. 혼자 가도 될까요?

A. 될 수는 있지만, 체력과 정신력이 두 배로 소모돼요. 저는 친구와 갔는데도 오후 3시쯤엔 발바닥이 비명을 질렀죠. 혼자라면… 음, 편한 운동화 필수!

결국 결혼 준비도, 박람회도 ‘일정’이 전부가 아니더라고요. 내 사람과 마주 앉아 웃고 우는 그 순간을 위해 잠깐 번잡한 하루를 거쳐 가는 것뿐. 혹시 지금, 달력 앞에서 망설이고 있나요? 그럼 제 작은 실수담을 떠올리며 상상해 보세요. 당신의 커피도, 어쩌면 반쯤은 흘러갈지 몰라요. 그래도 괜찮아요. 우린 결국, 서로를 향해 천천히 걸어갈 테니까요.